독일총선 D-6…메르켈 3선 사실상 확정

현 연정 유지냐 사민당과 대연정이냐가 관건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 15일 치러진 독일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기독교사회당(CSU)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22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3선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것이 독일 내 기류다.

바이에른주는 현 보수 연정을 지지하는 텃밭이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50만명의 유권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지방 선거 결과는 총선의 향배를 읽을 수 있는 풍향계로 인식된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의 자매정당인 기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47.7%의 득표율을 얻어 20.6%를 확보한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에 완승했다. 정당 투표에서 5% 득표율에 미달하는 소수 정당에는 원내 의석 배정이 제외되기 때문에 기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가 무난하다.

지난 2008년 선거에서 43.4% 득표율로 자유민주당(FDP)과 불가피한 연정을 택했던 기사당이 앞으로 단독정부 운영이 가능해졌다.

지방선거에서 기사당의 압승은 메르켈 총리의 승리로도 평가된다.

메르켈은 이번 바이에른주 선거를 앞두고 바이에른주 주도인 뮌헨시 인근의 옛 나치 수용소인 다하우 기념관을 찾았고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위해 마련된 맥주 텐트 등을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기민당의 사무총장인 헤르만 그뢰에는 “우리는 순풍을 타게 됐다. 이번 결과는 총선에서 중도 좌파 정당(사민당)이 독자적인 과반수를 얻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반겼다.

그러나 메르켈에게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사당의 완승이 전적으로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연정 파트너인 친(親) 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이 3.3% 득표율에 그쳐 이 지역 의회에서 한 석도 차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총선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현 연정을 이어가길 원하는 메르켈로서는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형편에 놓이게 된다.

메르켈의 기민당ㆍ기사당 연합이 결국 총선에서 제1당이 되겠지만 자민당을 포함한 연정 전체가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기민당ㆍ기사당 연합은 연정 구성을 위해 사민당과 손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국민의 다수인 47%가 기민당-사민당의 대연정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사민당과 대연정을 구성하게 되면 다수의 장관 자리를 이 당에 넘겨야 하고 무엇보다도 세금 인상, 최저임금제 도입 등 사민당의 공약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다.

이번 바이에른주 선거에서 자민당의 참패가 현 연정에 뜻밖에 유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쾰른 대학 정치학과 토마스 예거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메르켈의 지지층을 더욱 분발하게 하는 한편 자민당에는 이번 참패가 그들의 지지자들을 움직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공개된 독일 공영 방송사 ZDF의 최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총선 예상 득표율이 여권에서는 기민ㆍ기사당 연합이 40%, 자민당이 6%로 연정 전체로는 46%다.

야권에서는 사민당이 26%, 녹색당이 11%, 옛 동독 시절 공산당 후신인 좌파당이 8%다.

사민당-녹색당 연합은 37%로 연정에 크게 뒤지지만 좌파당이 가세하면 45%로 연정 측과 백중세다.

그러나 사민당은 노선 차이로 좌파당과 제휴를 배제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민당-녹색당-좌파당 연정이 구성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각에서는 기민ㆍ기사당 지지자들이 원내 의석 확보 최소 기준인 5% 규정을 넘기도록 자민당에 표를 던지는 이른바 ‘임대 투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자민당이 5%를 넘는 득표율을 확보하고 연정 전체 득표율이 47% 이상이면 연정이 독자적인 과반수 득표도 가능하다.

인터넷의 자유를 주창하는 해적당과 ‘반(反) 유로’를 기치로 내건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군소정당이 3% 안팎의 지지율을 얻을 경우 `5% 규정’에 미달해 이들 정당 지지율은 사표가 되기 때문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은 바이에른주 선거 결과와 관련 “유권자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사당의 압승은 총선을 앞둔 메르켈에게 길조라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에서 메르켈의 연임 여부는 이미 관심권 밖이다.

메르켈이 현 연정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2005~2009년 메르켈 1기 정부처럼 사민당과 대연정으로 돌아갈 것인지가 실제적인 관전 포인트라는 것이 슈피겔의 진단이다.

pcw@yna.co.kr

2013/09/16 22: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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